최근 포토로그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등장인물 감상평 미디어 다시보기


※스포일러 주의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대해서 웬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 덕후의 입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들은 많은 관람평이 있으니 나는 주요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가로나 : 

먼저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팬들이 알고있듯, 원래 가로나는 인간과 오크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오크였다는 설정이였다가, 오크의 침공 시기와 인간과의 첫 조우 시기가 안맞아 이 설정이 폐기되고 오크와 드레나이 사이에 태어난 하프 오크였다.. 라는 설정으로 현재는 변경되었다. 영화에서는 다시 인간+오크인 하프오크가 되었다.

가로나는 영화 내에서 관객의 짜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존재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가로나가 인간과 오크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오크가 아니라면 인간과 오크를 연결하는 고리가 사라지게 된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관객에게 내용을 전달해야하는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인간과 오크의 첫 조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하고 거기에 드레나이나 불타는 군단같은 구구절절한 설명을 늘어놓을 시간은 없다. 그리고 이 워크래프트 시리즈라는 이야기 자체가 침략자 오크를 인간이 힘을 모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어 뭉친 얼라이언스와 오크가 중심이되어 뭉친 호드라는 두 거대세력이 때로는 반목 갈등하고, 때로는 힘을 합치며 만들어내는 앙상블을 그리는 이야기이다.

그런 종족간의 믿음과 배신, 평화와 전쟁, 사랑과 증오를 확실하게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원작에서는 없었다. 그래서 원래 하프오크였던 가로나가 이런 시나리오의 필요성에 의해 재창조된 것이고, 비록 짜증은 났을지언정 전체적인 이야기 측면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으로 캐릭터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완성해냈다고 본다. 물론 그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는 정말이지 손발이 오그라들고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수준인 것은 별 수 없다.



안두인 로서 : 

안두인 로서는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아라고른과 같은 캐릭터이다. 안두인 로서라는 캐릭터 자체가 원래 아라고른의 많은 부분을 차용해온 캐릭터인데,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고른은 두네다인의 위대한 왕 '아라소른'의 마지막 후예이고 워크래프트에서 안두인은 인간의 통합왕국을 이룩한 위대한 왕 '아라시'의 마지막 후예이다. 선조의 이름도 비슷하며, 왕이 아닌데도 극중에서의 인간을 통솔, 규합하며 전쟁을 최전방에서 이끄는 존재로서 활약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 캐릭터는 어지간히 못만든 시나리오가 아니고서야 아라고른에 버금갈 정도로 매력적으로 묘사될 캐릭터였음에는 틀림없는데, 관객에게 어필한 존재였냐고 묻는다면 사실 그렇지 못했다고 본다. 물론 판금 갑옷으로 완전무장한 보병들을 너무나 간단히 짓이기는 오크들을 상대로 안두인이 전투적으로 대활약하는 부분은 매우 인상깊다. 하지만 가로나와의 밍숭맹숭한 로맨스, 아들을 잃고난 직후의 상실감 묘사, 아들을 죽인 블랙핸드에게 전의를 불태우는 묘사, 무책임한 메디브를 책망하는 묘사 등 관객이 감정이입을 해야할 모든 세부묘사에서 그 어떤 일말의 감정이입도 되지 않는 로봇 연기와 쓰레기같은 대사가 모든 것을 망가뜨렸다. 장담컨데 이 트레비스 핌멜이라는 아저씨는 어떠한 절세미녀가 와도 고추가 안설 인간임에 틀림없다. 배우가 문제가 아니라면 적어도 이 영화 내의 안두인 로서라는 인물만 봐서는 발기부전임이 확실하다. 아니면 시나리오 라이터가 발기부전이던가.


듀로탄 : 

 이 영화 내용이 사실, 원작으로 치면 내용이랄게 없다시피하다. 사악한 마법사 메디브가 어둠의 문을 열어 파괴와 전쟁밖에 모르는 존재인 오크군대를 불러와 스톰윈드 왕국을 공격한다. 인간은 10년동안 오크의 군세를 버텼으나 마침내 굴단의 사주를 받은 가로나가 스톰윈드의 국왕 레인 린을 암살하고 스톰윈드 왕국은 멸망한다. 그것도 오크를 골라 엔딩을 봐야 이런 내용이고, 인간편 엔딩은르다. 이게 워크래프트1편의 줄거리이고 인간이나 오크 내부에 관한 상세한 묘사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게임이다.

하여튼 그렇게 내용 없는 원작에 살을 붙여 만든 것이 이 영화인데, 인간쪽 이야기가 앞서 언급한 노-잼 시나리오에 희생된 것에 비해 오크쪽 이야기는 꽤 흥미가 있었다고 본다. 영화의 짜증나는 부분은 대부분 가로나 등장 파트인데 그게 전부 인간쪽 이야기이기 때문. (...)


듀로탄의 경우는 안두인이 반지의 제왕 아라고른의 미투제품일 수 밖에 없던, 그래서 더욱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비해 훨씬 캐릭터가 살아있다. 아마 와우의 팬들은 듀로탄에게서 그의 아들이자 워크래프트3의 주인공인 스랄을 투영해서 관람했을 건데 기대한만큼 해주는 캐릭터이다. 아무리 강대한 힘으로 지배하고 억눌러도 맞는 것은 맞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쁜 것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힘이 모자라 끝내 꺾여버리고 마는, 그러나 모두가 그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오크들의 마음과 생각을 뒤흔드는 모든 장면들이 관객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이 작품 중 가장 선방한 캐릭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드가 :

저 위의 스샷에서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복식이 상당히 프로도스럽다. 스승님과는 다르게 가장 각색이 잘된 캐릭터이다. 원작에서는 스승인 메디브와 싸울때 메디브가 카드가에게 노쇠의 저주를 내려 늙은이가 되어버리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메디브가 저주를 걸어 노화시켰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거대로 너무나 충격이 클 것 같다. (물론 영화에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가장 관객이 감정이입하기 쉬운 마스코트격인 캐릭터이다. 카드가는 얼라이언스 버전 듀로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것, 감히 대항할 수 없는 것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갖고 탐구하며 더 선하고 바른 것을 찾아낸다. 후지지 않은 점이 없지는 않으나 얼라이언스 측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살아있는 싱싱함을 보여주는 캐릭터.



메디브 : 

예수를 닮은 구도자적인 이미지는 혹시나 나올 3편을 의식한 것인가. 마법쓸때의 간지는 영화에서도 가장 멋진 장면 중 하나이지만, 전체적으로 이 캐릭터의 타락에 대한 이유가 너무나 불분명한데, 어둠의 문은 열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하는 발언등은 정말 최악이다. 도저히 악당으로서도 선역으로서도 공감할 수가 없다. 메디브는 외로운 존재였다거나, 오크였던 아내를 사랑했다거나.. 그런 것들이 지옥마법에 타락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굴단 : 

영화 내에서 메디브와 함께 이 영화의 모든 사건의 원흉인 캐릭터인데, 설명이 전무하다. 최소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거나, 뭐 자기 부족(어둠달)을 위해서라거나, 혹은 진정으로 오크의 앞날을 걱정해서라거나 하는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지옥마법의 힘을 탐낸 것인지 설명이 아예 존재하지 않고, 이미 드레노어가 지옥마법에 의해 타락해서 아제로스로 건너오는건데 아제로스에서도 지옥마법을 자제하지 않는다는건 좀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통을 중시하는 다른 오크들과의 트러블이 잦은데 이 부분도 힘으로 제압하거나 민심을 달래거나 이런 정치적인 행동에 일관성이나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왜 가로나를 살려줬고 다시 가로나를 받아주는지에 대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깊이를 부여하는데 완벽하게 실패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이다. 무절제 무생각 무근본 3박자맨.


레인 린 : 

캐릭터에 아무런 특색이 없다. 레인 린은 정말 백성을 위해 헌신하는 좋은 왕으로서 표현되었지만, 이런 배우들을 데리고 이렇게까지 아무런 감정이 없이 연기를 시킬 수 있다는것은 다른 의미로 대단히 놀랍다. 레인 린, 안두인 로서와 메디브가 막역지우라는 설정도 분명히 영화 내에서 살린 상태인데 어떻게 세 사람이 모이면 그렇게 어색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안두인의 필사의 조언을 끝내 무시하고 메디브를 위시한 작전을 짜는 장면도 그 어떠한 긴장감같은 것이 표현되어있지 않다. 당연히 최후 장면인 가로나에게 자신의 목숨을 던져주는 장면도 그렇다. 저 따위로 연기하는건 나라도 하겠다. 좌절하거나 체념하거나 최후를 각오한 장절함이나 니가 희망이다라는 식의 간절함 같은게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