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토로그


나의 봄은 영원히-한정적으로- 끝났다. 중2병 모음집

사람의 주관이란 건 정말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아주 간단히 변하는 것 같다.
그건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이 있어도, 내가 소중히 아끼는 누군가가 나와 다른 주장을 펼친다면 결국은 나도 그 사람에게 동화되고마는 그런 기분 좋은 변화.

그래. 이 세상 누군가에겐 그렇게 기분 좋은 변화이겠지만 나에겐 아주 가슴시린 고통이였다. 왜 변했냐고, 왜 거짓말을 했냐고, 그 이야기를 나눈게 단지 나였기때문에 그렇게 이야길 한거냐고 아직도 마음속으로 수십번은 되뇌인다.

 원래부터 외로움을 잘타던 나는 그날 이후 마음속의 무엇인가가 깨져서 넘쳐 흐르는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별로 나랑 상관 있는 것도 아니였을텐데 왜 그런 마음을 느꼈을까. 아무것도 난 한게 없는데 왜 아무것도 못했다는 패배감에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그 이야길 들은 그 봄날 그렇게 나의 봄날은 끝났다. 내 안에서 봄이 제 마음대로 끝나버린 후 내 마음 속엔 어떠한 계절의 풍광도 비춰지지 않게 되었다. 

 여름이면 싱그러운 풀냄새를 좋아하던, 장마철이면 비냄새를 좋아하던 내 마음은 이제 더 이상 어떤 계절의 냄새도 맡지 못한다. 지금까지 겪었던 어떠한 인간관계 단절보다도 가장 큰 아픔이였다. 

모르겠다. 요즘은 남의 연애담을 읽는게 취미 아닌 취미가 되었는데, 나 나름대로의 잃어버린 봄을 되찾고 싶은 기분일지도 모르겠다. 아주 잠깐의 설레임과 벅차오름을 겪은 후 뒷모를 씁쓸함이 몰려온다. 요전에도 언급했던 500일의 섬머도 그즈음 해서 보게 되었는데 사실 뭔 내용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나에게도 과연 다음 계절이 그렇게 우연하게 나를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비관적인 기분이 들었고, 여주인공이 무척 그앨 닮았다는 생각만 들었다.

Her도 아마 그즈음에 감상을 했는데(국내 개봉 전이였다.) 아주 지독하게 불쾌하고 가슴이 아파서 해변까지 테오도르가 사만사를 데리고 가는 부분에서 꺼버린 후 두달이 넘도록 보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her를 다시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테오도르 진짜.. 히키코모리 오타쿠같은 새끼.. 널 혐오한다. 나도 해변 나가서 니코니코니 할 수 있다.

사실 그 동안 참 비관적이고 자학적인 글들을 징글징글하게도 써댔던 나란걸 뭐 잘 알고 있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라디오 헤드의 Creep을 듣고 부르면서 한번도 그 가사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무슨 생각이 드냐면 정말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예쁘고 아름답고 멋진데 나는 왜 이렇게 빛나는 부분 한 점 없이 쓰레기 같고 추한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근데 하도 이런 류의 말을 많이 써재낀거같아서 솔직히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여러번 이 말을 한 기분이 든다. 이번이 처음일 수도 있고.

 내가 이렇게 정말 쓸쓸하고 괴로운 만큼 지금 딱 그만큼 행복하겠지. 행복해야할텐데. 웃는 모습의 웨딩드레스. 결혼식은 결국 안가서 못봤지만 내 상상속에선 눈이 부시고 예쁘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들으면서 이 글을 작성중인데 역시 나는 자격이 없는 거지. 이 가사가 참 와닿는다. 영원히 내 마음속이 새하얗게 얼어붙어 아무도 날 찾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영원히 고독한 기분으로, 나는 고독하다고 울고 불며 징징댈 수 있게.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