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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루피가 싫다. 원피스

14?15살?
내가 원피스를 처음 읽게 된 나이가 그쯤일 것이다.
지금의 내 나이 서른.

딱 반 평생을 함께 해온 만화이니만큼 나의 원피스에 대한 애정도 적지 않다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읽은 만화 자체가 드래곤볼이고,

처음 용돈을 받아 내 손으로 산 첫 만화도 드래곤볼이고(9살때였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직접 비디오 테잎을 빌려서 본 만화영화도 드래곤볼이고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최고의 만화는 드래곤볼이지만,

이제는 드래곤볼보다 원피스가 나와 함께 해온 시간이 압도적으로 더 길다.

긴 시간동안 원피스를 읽으며 그동안 생각해왔던 감상을 짧게 털어보고자 한다.

그 와중에 간간히 드래곤볼과 비교하는 짓도 할지 모르겠다.

...

원래 나는 제목으로 어그로 끄는 짓을 잘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루피 그 친구가 별로 마음에 안든다.

원인으로서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정말이지 도통 변하지가 않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재미있는데, 루피의 능력은 모두가 알다시피 고무고무 열매를 먹은 고무인간으로 쭉 쭉 늘어나는 능력이다.

즉, 가장 변화무쌍하고 들쭉날쭉하게 모습을 바꾸는 외관과는 달리 성격은 정 반대로 전혀 바뀌질 않는다.

슬램덩크 안감독님의 말을 빌려 좀 더 적확한 표현을 쓰자면 "전혀 성장하질 않았어..."가 되겠다.

그는 성장하지 않는다. 영원한 어린이다. 생일도 어린이날이다. 5월 5일. 고무고무의 고/고가 일본에서 5/5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하다못해 영원한 어린이의 상징인 피터팬도 웬디를 만나고 극중 모험으로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데에 반해 우리의 고무인간은 횟수를 아무리 거듭해도 캐릭터성이나 그의 정신적인 면이 성장하는 법이 없다. 이유는 그가 이미 1회 등장부터 12년의 수련을 거쳐 정신적인 성장을 완전히 끝마친 완성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루피가 가진 이런 "완성된 캐릭터"로서의 면모는 점점 성장하고 변해가는 나를 비롯한 장기 구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에 썩 성공적이지 못한 면모라고 생각된다. 독자는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15년이 지나도 전혀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주인공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특히나 이 작품은 배를 타고 한 행성을 일주하는 모험물이다. 위대한 항로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세상을 체험한 주인공이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변하지 않는다는 전개는 정말이지 납득이 불가능한 전개다. 게다가 작중에서도 2년하고도 수개월이 지났고, 루피의 나이는 17살->19살로 인생에서 정신적인 성장폭이 가장 두드러지는 나이다.

이쯤에서 나는 루피를 작중에서 거의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손오공과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드래곤볼도 기본적으로 "드래곤볼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는 모험"에서 비롯된다. 원피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이야기가 전개되어감에 따라 작풍이 크게 변화하긴 하지만, 그래도 손오공의 성격 자체는 변화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오공은 육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해 감을 독자가 느낄 수 있다.

손오공은 독자에게 어떤 존재였는가.
그는 변해간다.
부르마와 처음만났을땐 세상물정 모르는 야생의 아이였다. 이 때엔 손오공과 독자의 관계가 딱히 가깝진 않았을거라 본다. 그러나 그는 극의 주체가 되며 독자와 함께 성장하고 독자보다 빨리 성장하며 진짜 살아있는 캐릭터가 된다.
손오공은 뭘 저지를 지 모르는 신기한 동생이였으며 그 누구보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고 분노하는 우리의 친구이자 대변자였으며, 말도안되는 사악한 악당을 물리쳐주는 듬직한 형이였고, 지구는 몰라도 아들과 가족과 친구를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하고 강직한 아빠였다.

손오공은 12살 정도의 나이에 등장해, 완결 쯤에는 4~50살이 넘게 된다. 그 와중에 손오공은 순수한 마음씨와 정의로움은 변하지 않았지만 가정을 꾸리고 두 아들을 낳고 손녀도 본다. 천연이라는 점도 독자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첫 등장시에는 여자 남자조차 구분 못하던 산골 소년이 무천도사 밑에서 일반상식을 배웠던 부분이나 신으로부터 수련을 받게되는 시점에서 딱히 그가 지성을 표현할 장면이 없었다 뿐이지, 충분히 현대인 정도의 지식을 쌓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18살의 나이에 지구의 신이 될 뻔한 남자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해버리면 드래곤 볼이 끝나니까 안했을 뿐(...)

그에 비해 루피는 당연히 배틀물의 주인공으로서 점점 강해지는 적에 맞서기 위해서 나름의 기술도 익히고 수련도 했지만, 스토리의 큰 얼개를 살펴보면 항상 똑같은 패턴의 반복으로, 마치 루피는 오다가 정해놓은 프로그래밍 패턴대로 움직이는 기계같다. 최근의 오다는 이제는 지겹다 싶은 패턴과 진부한 클리셰를 반복함으로서 장기연재를 떼워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루피는 항상 멍청해야만 하고, 루피는 항상 어린아이같아야만 하고 루피는 항상 이래야만하고 저래야만한다는 식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만든 결과의 산물이다. 흔히들 만화가는 자기가 만든 캐릭터가 잘만들어졌을 경우, 그 캐릭터가 자기 멋대로 만화를 이끌어버린다고들 한다. 그런데 원피스의 캐릭터 중에서 주인공인 루피만이 작가가 스스로 정한 이런 룰때문에 활약에 제한이 가해지고 자유롭게 극을 이끌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바다의 왕인 해적왕이 될 남자가 역설적이게도 이 만화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하다.

손오공과 비교해 제일 큰 문제를 꼽자면 소통의 부재인데, 원피스 스토리의 가장 큰 특징인 "과거사 읊기"로 예를 들어보자면 해당 챕터 스토리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특정인물의 과거사들은 사실 독자들에게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 이유론 이러한 배경이 있었어요 라는 설명을 해주기엔 최적임과 동시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지만, 정작 루피는 그딴걸 모른다. 작중의 캐릭터들도 루피와 이야기하다 말이 안통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을 정도인데, 현실에서 보고 있는 우리는 오죽하겠는가. 드래곤볼에서 모험의 중심은 결국 어떠한 흐름이든 손오공이 주체가 되지만, 원피스는 그렇지가 않다. 독자는 원피스의 과거편을 읽으며 해당 챕터의 등장인물들과 충분한 교감을 쌓지만 정작 그것을 해결해주는 루피는 그런것들을 알건 모르건 상관없이 악당들을 두들겨 패줄 뿐, 독자들과 함께 느끼는 분노라던가 슬픔이라던가 그런 감정의 교감이 되는 세부묘사는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로지 루피만이 특히 그렇다. 아무리 역할 분담이 잘 되어있는 원피스라지만 결국은 루피가 해결사인데, 큰 흐름 안에서 가장 자유롭게 극을 이끌어야 하는 루피는 역할분담 때문에 오히려 자유롭지 못하고 극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알지도 못한 채 그냥 보스랑 싸워주는 기계일 뿐이다.이제는 사람들도 그걸 마냥기다리고 있고, 그 지리함을 참지 못하는 독자들은 나가떨어진다.


해당 인물에게 어떠한 추억 어떠한 슬픈 아픔이 있든 그 챕터에 무슨 중요도가 있든 그건 루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루피는 극중에서 그걸 모르고 알 방법도 없고, 심지어 아론파크편에서 나미 이야기의 경우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른 바 답답하고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원피스를 억지감동, 동료동료 열매라고 막연하게 욕하는 이유가 루피의 이런 부분에서 독자가 루피의 행동에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루피가 작중에서 대치하게 되는 악역에게 품게되는 투쟁심이나 분노를 느끼게 될 장면들도, 처음에는 설득력이 있었으나 펑크해저드 편까지 가게되면, 모모노스케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시저에게 분노가 치미는 장면도 무척 유치하고 마치 루피가 시저에게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하는 강요까지 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이제는 그래, 뭐 루피니까.. 하고 그냥 독자가 그러려니 하고 보는 수준이다.

물론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지는 안다. 원래 오다는 짧은 페이지로 사람을 납득 시키는 전개를 하지 못하는 작가다. 그는 길고 긴 토론으로 이끌어 원인과 과정과 결과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타입이다. 이게 알라바스타 편까지는 먹혔는데, 원피스가 알라바스타 편을 기점으로 엄청난 인기와 함께 기대를 모으게 되고, 잠깐 쉬는 챕터가 되는 하늘섬편도 알라바스타와 똑같이 하다보니 예상외로 전개가 길어져 지루하다고 악평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자 오다는 최대한 이야기의 흐름을 살려 맺고 끊음을 잘 보여주기 위해 단행본을 10화 12화 무리하게 넣어 두껍게 채웠고, (원래 보통 단행본은 1권에 8화의 분량이 들어간다) 이제는 편집부쪽에서 제법 욕을 먹었나 보다.

때문에 최대한 구성력을 살려보겠답시고 한 페이지에 무리하게 여러 컷이 잘게 나눠 들어갔고, 이야기도 빨리 전개 시키려고 하다보니 패턴은 반복되고 왠지 어떤 상황을 루피에게 강요하는 듯한 작위적인 느낌이 최근들어 나버렸던 것이다.

는게 나의 생각이다.


고로, 원피스의 가장 큰 문제점을 모두 루피라는 캐릭터를 통해 볼 수 있다는게 또 재미있는 점이다. 마치 작가의 거울과도 같은 캐릭터이다.

요약:
루피의 정신적인 성장이 없다
루피가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다
는 점이 루피를 좋아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볼 수있겠다.

이쯤에서 말하기도 뭐하지만 당연히 나는 루피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므로 루피가 조금만 더 정신적으로 성장해주었으면, 보다 많은 세대에게 공감을 얻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마무리 할까한다.



덧글

  • 돈다 2014/04/07 06:38 # 답글

    꼴에 선장이라는놈이 동료들을 지 맘대로 사지로 몰고가고 하지말라고해도 계속하는게 전 그렇게 싫더라구요

    그래도 신간이 나오면 꼭 보지만 ;ㅁ;
  • 카미유실크 2014/04/07 06:45 #

    생각해보면 루피 그렇게 무책임한놈 아닌데, 엄청 무책임하다는 느낌이죠 ㅎㅎ
    가장 위험한 선택을 한다는 점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이야기가 재밌어지는건데, 오다가 그런 식으로 밖에 전개를 안하기 때문에 루피가 전면에서 욕 다먹고..
  • 류키오르텐 2014/04/07 10:56 # 답글

    요약 : 재미는 있는데 그 주인공친구가 조금 맘에 안들어
    좀 변해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더 인기 늘텐데...

    군요
    주인공이 맘에 안들어도 재밌는게 오다에이치로가 엄청난점일지도 모르겠네요
  • 카미유실크 2014/04/08 21:10 #

    정확히는 루피라는 인물이 싫은게 아니라 조금도 성숙해지지 않는 루피의 캐릭터성에 대해 점점 지겨워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오히려 날이 갈수록 퇴보하는 느낌이랄까.. 제가 이 글을 쓰기 전에 원피스 하늘섬편까지 쭈욱 다시 읽어봤는데, 오히려 루피가 그 시절 더욱 믿음직했던 것 같습니다.
  • 바이라바 2014/04/07 11:20 # 답글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루피는 손오공보다 더 '소년다움'을 강조한 캐릭터라고 봅니다. 그 결과, 같이 나이를 먹으면서 원피스를 본 사람에겐 아직도 애새끼구나... 라는 정도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주인장 말마따나 억지 전개의 희생량일 공산도 크다고 보지만, 루피가 그 어떤 소년넘프 주인공보다 소년다운 건 꽤나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작가의 의향이건 편집부의 의향이건 말이죠.
  • 카미유실크 2014/04/08 21:12 #

    네. 말씀하신대로 루피가 변하지 않는 것은 다분히 의도된 설정이겠죠. 그 부분에 대해 타협이 필요하지 않는가.. 라는게 제 글의 요지입니다.
  • 코양이 2014/04/07 11:30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피스 끊은 이유를 꼭찝어서 말해주시네요
  • 카미유실크 2014/04/08 21:12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근데 아직도 못끊고 신간나오면 바로 바로 사봅니다 ㅜㅜ
  • 2014/04/07 11:44 # 삭제 답글

    컷이 많아지면서 전개가 삐걱 거리기 시작한 점은 십분 공감 합니다만
    루피라는 캐릭터에 대한 감상은 제 관점과 판이하시네요.
    나루토처럼 같이 성장하면서 공감을 유도 하는 주인공이 있는가 하면
    루피 같은 캐릭터도 있다고 봅니다. 성격이 달라서 그렇지 행동원리는 조로도 똑같고요.
    뭐 애초에 원피스 자체가 운명공동체식으로 다수의 캐릭터를 운용하기 때문에 각자 역할이
    배정된 점도 이유긴 하겠습니다만.




  • 마루빵 2014/04/07 16:57 #

    공감합니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17 #

    그 점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원피스는 다른 소년만화와는 달리 이야기의 중심은 루피 원탑체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어쨌든 루피는 자유를 가져다주는 존재로서의 가치는 밀짚모자 일당 어느 누구보다도 독보적입니다. 지금까지의 전개와 동료들을 모아왔던 부분을 생각해보세요. 그런 동료들을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여야 하기 때문에 루피는 이미 완성된 캐릭터이며, 성장할 여지가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 점이 아쉽다고 하는 것이죠.
  • ㅇㄴㅇ 2014/04/07 11:54 # 삭제 답글

    그런식으로 생각할수도 있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18 #

    기왕이면 ㅇㄴㅇ님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셨으면 더욱 좋았겠습니다만, 어쨌든 제 글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Lloyd 2014/04/07 12:20 # 답글

    열성적인 독자층이 세월이 지나면서 원피스를 잊는 걸 보면 이 만화도 시의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듯하네요. 작품이 너무 한결같아서 오히려 재미가 없어진다고할까, 나이를 먹다보면 소년만화에 더이상 공감하지 못할뿐더러 여전한 주인공을 보면 답답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한 거지만... 작품을 통괄해 온 루피 일변도를 이제 와서 부정할 수도 없기에 애매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25 #

    딱히 원피스라는 작품에 감동받지 못하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오히려 어렸을때보다 지금이 더 감수성도 풍부하고 더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나 2년이라는 수련과정을 거쳤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은 커녕 오히려 정신적으로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루피 일당들의 모습이 사실 실망스럽기는 합니다. 아무리 극중 긴장감을 위한 연출이라지만 이런 납득할 수 없는 전개에 불만인거죠. 주인공들이 파워업했다고 해도 우리가 긴장을 놓지 않도록 좋은 연출을 해주는 것은 작가인 오다의 몫입니다. 그것 못해주면 당연히 팬들은 주인공과 작가를 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타누키 2014/04/07 12:56 # 답글

    저도 비슷하게 느꼈던지라 보다 지쳐 나가 떨어졌네요. 완결이나 나면 끝만 봐도 충분할 것같은 느낌입니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27 #

    그래도 한꺼번에 몰아서 보면 나름의 재미가 있답니다. ㅜㅜ
  • 루나루아 2014/04/07 13:50 # 답글

    원피스는 개인적으로 그 하늘섬 쯔음으로부터 영 좋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말씀과 같이... 개인적 수련을 12년이나 했다! 해봐야 아직 미성년이고 작중에 겪는 경험은 혼자 백날 노력해봐야 얻을 수 없는 '동료들과의 모험' 인데...
    애가 안변해요..
    이미 뇌까지 고무라서 변할 수 가 없나..... 아무튼....
    해서 누구는 원나블 어쩌고 하는데... 차라리 동술토나 허세치가 더 나아보일 때도 많더군요...
  • 카미유실크 2014/04/08 21:50 #

    하늘섬편이 가장 욕먹는 이유는 산만하다 라는 느낌이기 때문일겁니다. 원피스는 각 챕터마다 작풍도 휙휙 바뀌는데 특히나 뜨거웠던 알라바스타편 이후로 쉬어가는 이야기였던 하늘섬은 전체적인 이야기를 놓고 보면 완성도가 높을 지 몰라도 그림체도 이때가 제일 구리고, 떡밥을 너무 많이 풀어놓는 바람에 오히려 독자들이 지쳐버리기 시작하죠.
    알라바스타편에서 비비를 만나 루피가 비비의 의젓한 모습에 감화되는 장면은 굉장히 많습니다. "갑툭튀"한 동료인 비비를 돋보이게 하려면 물론 그렇게 했어야겠죠. 비비는 일당들에 비해 특히 전투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그러나 그런 비비이지만 루피조차도 비비는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게 만들 정도의 인품과 인격을 지니고 있었고, 실제로 루피의 행동은 비비때문에 변합니다. 그게 비비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죠.

    그러나 하늘섬 이후로 루피에게 이렇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루피도 더욱 더 지 맘대로 나가고요.(캐릭터 성격대로라면 그나마 조로가 루피를 어느정도 통제해줬어야 합니다만. 조로는 루피에 대한 충성도 또한 엄청나게 높은 캐릭터라서..)

    저는 그게 하늘섬편 이후가 알라바스타편 까지와 가장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동료로 들어온 일당의 아버지나 어머니 역할을 하는 프랑키와 로빈은 루피를 오냐오냐 하기만 하죠(...)
  • ㅇㅇ 2014/04/07 15:26 # 삭제 답글

    밸리 위에 떠있어서 봤는데 낚인 느낌이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36 #

    호잉 죄송합니다 ㅜㅜ
  • 글쎄요 2014/04/07 15:46 # 삭제 답글

    루피라는 캐릭터가 변해야 될 이유가 있나요? 주인공 원탑 진행도 아니고
    동료가 몇명인데-_-; 걔들 다 각자 역할배정 해놓고 기믹 맞추는 만화잖아요.
    개그도 그런식으로 흘러가고 변함없이 존나게 잘 팔리는 만화인데..

    진중한 주인공이 취향이라면야 루피 같은 단순바보 싫어할 수도 있지만
    성장을 안 한다느니 왜 계속 애처럼 구느냐느니 등등은 자기 시간의 흐름과
    만화 전개 흐름을 가늠하지 못하는 꼰대분들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댁들이 동심 잃고 꼰대 됐다고 캐릭터까지 그렇게 되야할 이유는 없음.
  • Lloyd 2014/04/08 00:46 #

    참 전투적으로 반응하네...
    이 글이 초딩 만화 당장 접으라는 것도 아니고
    장기독자이자 한 명의 팬으로써 그런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팬도 많고 연재도 엄청 긴만큼 다양한 의견도 나오는 게 자연스럽고 그래야 팬덤도 생명력을 유지하는거지...
    오다 선생이 너님처럼 비꼬는 걸 팬이랍시고 참 좋아도 하겠다잉
  • 카미유실크 2014/04/08 21:42 #

    물론 이분과같은 반응도 있을거라 당연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말은 루피보고 동심을 잃으라는 의미는 아니였습니다. 지금도 루피는 믿음직한 우리의 선장님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다소 유치해보일 수 있는 전개를 루피의 성격이라는 핑계로 일사천리로 진행해버리는 행태는 좀 아니지 않나.. 하는게 제 마음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2014/04/07 16: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4/08 21: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콘티연재라도젭라 2014/04/07 17:11 # 삭제 답글

    세월이 가면서 원피스,나루토,블리치를 하차했고 완결나면 윗분처럼 마무리만 봐도 충분할 것 같네요.
    그러니까 제발 헌터헌터좀 그려주세요 토가시성님
  • 카미유실크 2014/04/08 21:43 #

    ㅠㅠ 전 오히려 헌터헌터 쪽을 언젠가 완결나면 봐야지 하면서 끊었답니다. 12권까지 보고 안봤어요.
  • ㅇㅇ 2014/04/07 22:29 # 삭제 답글

    공감합니다
  • 카미유실크 2014/04/08 21:43 #

    감사합니다.
  • 풍신 2014/04/08 07:01 # 답글

    루피는 정말 바보 짓만 계속해서...가장 큰 문제는 2년간 성장했다는 식으로 나왔지만 결국 힘만 강해졌지 정신적으론 미묘해서 발전이 없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루피는 둘째쳐도 우솝이 더 안 좋아진 듯...요즘 전개를 보면 예전처럼 우솝은 도망치지만, 2년의 공백에서 성장 했다는 것 때문에 퇴화된 것처럼 보이더군요. (함께 했던 애들 버려두고 숨었다 도망치는 것을 보면 진짜 퇴화한 것이려나요?)
  • 카미유실크 2014/04/08 21:46 #

    저도 그 전개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일당에서 가장 용감해진 우솝이 그런 꼴을 보여주다니.. 영원히 고통받는 우솝.. 작중에서 우솝은 개그파트에선 여전히 겁쟁이의 기믹을 보여주지만 실제 전투로 들어가면 그전과는 다르게 너무나 용감한 모습에, 팝그린을 이용한 전투도 호평이였는데 말이죠. 그런 모습을 보여준 이후라서 특히 톤타타일족 버려두고 도망치는 우솝에 실망을 많이들 하신것 같습니다.
  • 멧가비 2014/04/08 22:33 # 답글

    작품 자체가 가진 매력이나 재미, 인기에 비해 정작 주인공은 참 매력이 적죠.
    어째 다른 인물들을 띄워주는 쌀밥같은 존재같기도 하고..
  • 카미유실크 2014/04/08 23:02 #

    오다의 단편집인 WANTED를 읽고 최근의 원피스를 읽어본 후에 생각하는 점은.. 원피스란 작품은 결국 오다 개인의 어벤저스나 저스티스리그 같은 만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 자체가 어렸을때 축구를 하면서 느낀, 팀플레이의 중요성이 돋보이게 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도 말했고, 원피스라는 만화 자체도 밀짚모자 일당 하나하나가 각자 주인공 급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밀짚모자 일당만의 활약만 보여주지 않고 무수하게 많은 주인공급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양산해낸다는 점에서요. 저도 멧가비님과 같이 이녀석은 원피스라는 작품의 주인공이라는 직책에 비견해 매력이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캐릭터 인기투표에서 루피는 1위 아래로 내려와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오히려 그를 인기있는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걸까요? 실제로 작중에서도 루피는 자신을 "난 동료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대사와 행동들이 조로 상디 우솝 나미나 에이스,사보를 돋보이게 함은 물론, 루피라는 캐릭터가 가진 포용력을 보여주는것을 은연중에 독자들이 느끼기 때문에 그를 인기캐릭터로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도 해봅니다.
  • 레비얌 2014/04/09 07:43 # 삭제 답글

    솔직하게 말해서, 2년 후부터는 원피스 오다샘 죽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금 재미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간결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형이 코 앞에서 가슴이 뻥 뚫려 죽는걸 보고 트라우마를 겪고 2년간 수련한 루피에게 정신적 성장이 전혀 없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솔직하게 너무 변한게 없다보니까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런 비극을 겪고 어떻게 정신적 성장이 하나도 없을 수 있습니까?
    오히려 망가진 모습이라도 보여줬다면 차라리 공감이 갔을텐데 말이죠.
    이건 뭐, 루피는 에이스 죽기전보다 더 아이같고 유치해진거 같기도 합니다.
    정말 억지로 억지로 루피 캐릭터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느낌 때문에 스토리에도 집중이 안됩니다.
    고기먹고 싶다고 떼쓰면서 목숨 구해준 징베랑 목숨걸고 싸우려고 하는 장면이나, 상디가 징베한테 "죽어서 사죄 해"라고 하는 장면. 아니 캐릭터들이 성장은 커녕 더 이상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어인 10만명 중에 5만명이 패왕색 패기로 쓰러졌다.
    이 부분에서 진짜 처음으로 원피스에 정떨어졌습니다.
    "싀발 5만인지 새어봤냐? 어캐알어?"라고 마음속에서 외쳤을 정도...뭔가 요즘 스토리 엄청 진부하고 개연성도 떨어지고
    루피가 분노해서 악당캐릭 날리는데 왜 분노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진짜 루피님 "왜 분노하는거에요? 걍 어쩔 수 없이 작가가 시키니까?" 이런 느낌이죠..
    작성자분의 글에 120% 동감하는 사람입니다.
    비밀번호확인
  • 카미유실크 2014/04/15 09:46 #

    제 생각에 신세계편부터 작품 분위기를 일신한 이유는 연재가 너무 길어졌기 때문에 에니에스 로비+정상결전으로 굉장히 무거워진 작품의 분위기를 초반 특유의 분위기로 일신하고자 하기 위함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피스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읽는 팬이 새로 읽는 팬보다 훨씬 많죠. 그래서 기존 팬의 반발이 최근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ㄱㅅㄱㅈㄱ 2016/08/30 03:03 # 삭제 답글

    14년에 쓰신글인데 16년이 반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전혀 성장하지 않은루피ㅜㅜ
  • 원피스 2016/12/25 01:08 # 삭제 답글

    원피스를 2016년에 처음 접한 뉴비입니다.

    물론 주인장님이 10년을 훨씬 넘게 원피스의 연재를 기다리고 읽으시면서 어떤 심경을 느꼈을 것인지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기나긴 세월 동안 작품이 연재되는 과정에서 루피가 수많은 역경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격하나 변하지 않는다니,

    같이 해온 세월이라는 변수를 고려해본다면 충분히 답답할 노릇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원피스를 처음화부터 지금 밍크족 파트까지 거의 3달만에 다 본사람으로서, 긴 세월에 대한 변수를 제거하고 원피스라는 작품 자체의 논리만을 따라감으로써 포스팅에 이의를 제기해보고자 합니다.


    원피스의 모든 이야기는 '동료애' 라는 주제의식으로 관통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품의 주인공이자 써니호의 선장인 '루피' 는 특히나 동료애가 가장 강한 캐릭터 중에 하나죠.

    이는 역사상 유례없는 세계정부에 대한 도전, 다시 말해 애니에스 로비 습격 사건이나 임펠다운 침입 사건, 정상전쟁에서의 난동이 다 '루피'에 의해 일어났다는 사실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자기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서라면, 세계를 적으로 돌릴만큼 동료애가 강한게 루피죠.

    우리는 여기서 또 하나의 사실을 파악해 보아야 합니다. 루피는 역경을 겪는 과정에서,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요.

    실제로 정상전쟁에서 칠무해 미호크는 루피의 운을 시험해 보고자 공격을 가합니다. 그리고나서는 그 대검객 미호크 조차도 루피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립니다.

    "능력이나 기술이 아니다. 그 자리에 있는 자들을 차례차례 아군으로 만든다. 이 바다에 있어 저 남자는 가장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다."

    전세계 해적 패권의 1인자였던 흰수염 조차도, 루피를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저 밀짚모자 아이를 '죽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고 부하에게 명령할 정도였죠.

    그렇다면 과연 루피의 이런 힘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루피의 <만물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능력> 으로 부터 이런 힘이 나오게 되는겁니다.

    예를 들어 원피스 극초반 <루피해적단 결성> 편에서는 '슈슈' 라는 강아지가 등장합니다. 죽은 주인을 대신해 애완동물 사료점을 지키는 강아지였죠. 그런데 슈슈가 캡틴 버기의 부하에 의해 위험에 처하자, 루피가 슈슈를 도와줍니다. 마치 슈슈의 마음 속을 읽은 듯이 루피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위로를 해줍니다. 서로 대화를 하듯이요. 그러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루피일행이 마을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사서 쫓겨나던 도중 슈슈가 나타나 마을사람들을 저지하기 시작합니다. 슈슈에게 있어 루피는 이미 자신의 동료였던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읽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준 그였으니까요.

    이런 특징은 원피스 전반을 걸치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어인섬 편에서는 루피가 노아를 파괴하는 도중에 해왕류의 소리를 듣습니다. 해왕류의 소리는 그 어떤 인간도, 심지어 어인과 인어조차도 듣지 못하는 소리임에도 말이죠. 그리고 시라호시 공주의 능력 ㅡ해왕류의 소리를 듣는 능력ㅡ 또한 '루피를 도와주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에 의해 각성된 것중에 하나였죠. 어인섬을 위해 자기 목숨까지 바치고 있는 '루피' 를 도와주고 싶다는 그 열망이요.

    군함섬 편에서 루피는 천년용 '류지' 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나미가 "루피, 너 용의 말을 알아들어?" 하니깐 루피는 "왠지 그냥" 이라고 대답하는데, 동료들은 다들 루피를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고 비웃죠. 하지만 루피는 진짜 그의 마음속을 읽고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루피는 그렇게 수 많은 역경을 거칠 때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내면의 목소리를 읽었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간절한 열망을 정확하게 파악할 줄 아는 인물이었습니다. 동료애는 말할 것도 없구요.

    알라바스타에서는 자신의 국민들을 지키고자 투쟁하는 비비에게 '너 목숨으로는 부족해. 우리의 목숨까지 걸어봐. 동료잖아.' 라는 말을 통해 비비에게 힘을 줍니다. 결과는, 알라바스타 왕국 자체가 루피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버리죠.

    쵸파가 밀짚모자 해적단에 들어가게 되었던 '드럼섬' 에서 조차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스카이피아에서도요. 모두가 그렇게 루피의 동료가 되어버렸습니다.

    스카이피아에서 로빈은 포네그리프를 읽다가, 골드로저가 쓴 글을 읽습니다. 그리고 의문을 갖게 되죠. '골드로저가 포네그리프를 읽을 줄 알았던가?'

    이 의문은 샤봉디제도에서 레일리에 의해 해결됩니다. 골 D. 로저는 <만물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힘> 이 있었다구요. 실제로 어인섬에서 해왕류들은 루피가 자신들의 말을 알아듣고 있을 때, "이전에 또 한 명 우리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함으로써 그것이 골 D.로저 임을 확실시합니다. 로저 또한 해왕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구요. 루피는 바로 그 능력을 골 D.로저와 마찬가지로 갖고 있었던 겁니다.

    드레스로자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은 그대로 펼쳐집니다. 루피는 도플라밍고를 치려고 합니다. 그 목적이 사황 카이도를 저지하기 위함과, 로우와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루피에게는 도플라밍고를 쳐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레베카' 를 위시한 드레스로자 국민들의 절규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로우가 '도플라밍고를 더이상 자극해서 때려눕히면 안된다.' 라고 말하니까 루피는 '그럼 이 나라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자는 거냐' 라며 응수하죠.

    심지어 마지막에 가서는 퀴로스가 자신의 딸 레베카와 영원히 이별하려고 하자, 목숨걸고 레베카를 데려와 퀴로스와 만나게 합니다. 루피는 퀴로스와 레베카의 마음 속을 읽으려고 노력했던 사람임과 동시에, 또 그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았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겁니다. 심지어 이 편의 마지막에서는, 후지토라까지 루피의 신기한 힘에 빠져버리죠. 그리고 말합니다. "한 번 눈을 떠서 루피를 보고싶다고" 요.

    이때 루피의 대해적단 까지 완성됩니다. 도무지 동맹을 할거라곤 생각되지도 않을 제멋대로인 녀석들이, (돈키호테 패밀리 간부들이 직접 이렇게 말하죠) 루피의 이름아래 뭉치게 된 사건입니다. 그들은 표면적으로 루피에게 은혜를 갚고자 루피의 '자식' 되기를 청원했지만, 루피의 동료와 정의를 향한 열망에 또한 감명을 받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인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핸콕조차 루피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타인의 고통을 읽을 줄 아는 그 힘에 감화되어 루피에게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세간에 널리 알려진 반정부주의자이자 남성혐오자인 핸콕조차 루피의 힘에 이끌렸던 것이니 말 다한거죠.

    이렇게 된다면 <아론해적단 편> 나미 이야기도 같은 맥락에서 같은 선상에서 읽고 해석해야 합니다.

    분명 루피는 나미의 과거사를 듣지않습니다. 나미 이야기엔 관심없어하는듯, 그냥 잠을 자버리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나미를 마녀니 악녀니, 배신자라고 할때, 루피는 한 번도 나미를 의심한적이 없었습니다. 루피는 나미의 진심을 그리고 본심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 어떤 '과거'를 들먹거리지 않고도요. 이미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또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모노스케와 시저이야기도 똑같은 맥락입니다. 갈색수염의 고통에 찬 목소리, 모모노스케의 슬픈 목소리, 그리고 실험체로 불쌍하게 죽을 운명에 처해있는 그들의 '목소리'를 루피는 직감적으로 이해했고 또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시저'를 물리쳐야 한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갖게 된 것입니다. 과거사에 연연하고, 어떤 상황을 조리있게 따지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이익과 손해, 승부와 패배의 확률을 계산하는 그것 이전에, 루피에게는 <만물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힘> 과 그에 이끌려 행동하는 추진력이 있었던 겁니다.




    루피는 계속해서 동료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아무나 들을 수 없는 <만물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능력>을 통해서요.

    루피는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그 같은 힘을 가지고, 언젠가 바다를 하나의 세력권으로 통합시키겠죠. 세계정부도 무너뜨릴 거구요.

    그렇게 비로소 원-피스 One - Piece + peace 를 실현시키고, 해적왕이 될 것입니다.


    원피스라는 작품 전체의 주제의식을 관통하는 바로 그 <힘>이, 루피의 바로 그 성격과 동일 선상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관점을 갖고, 이런 기준으로 작품의 세부적인 요소들을 파악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아, 뭐? 루피가 동료 과거엔 관심도 없어하고 멍청하고 천방지축인 주제에 그냥 억지로 보스때려잡는 기계 역할에 불과한 행동 그 이상 그 이하도 하고 있지 않네. 이게 뭐야. 억지 동료동료열매 소년만화 따위" 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조건들이 이 만화에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그 조건들을 외면하는 이상 이야기 전개 패턴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종국에는 원피스 작품 전체의 의미와 주제의식을 놓치게 될 확률 또한 높습니다.

    몇 십년간 연재를 기다리는 독자 입장에선 답답한 심정이 이해가지만,

    이미 연재가 된 수백화를 한꺼번에 읽은 저로서는 작품에 대한 메타 인식과 구조주의적 틀만을 생각할 따름이라 대부분의 성격 flow 가 아다리가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또 충분히 공감되고 전달력있구요.



    p.s. 그럼에도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실제로 특정 화에서 루피의 성격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답답하고 짜증났던' 적이 여러번 있기도 했구요. 결과적으로는 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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