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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잘살고 있니. 알바는 많이 힘들지 않니. 열심히 사는게 언제나 멋져보이는구나.
대학원 졸업하고 제대로된 곳에서 직장잡아도 누구 못지않게 괜찮게 지낼 수 있을 너일텐데. 등록비부터 집세까지 혼자 힘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려는 널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왜 우리의 젊음이 열심히 사는 만큼 보상을 받고 살지 못하는지, 그런건 차치하고서라도 말이야.

 한밤중에 문득 니가 떠올라 네가 어떻게 사는지 잠깐 들여다봤었거든. 예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너의 모습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론 참 역시나 너답다는 생각이 들어 여전히 건강히 잘 살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언젠가 말야. 아주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 때의 일을 니가 용서해주었을까? 아니면, 나 그런 옛날 일은 잊어버렸어 하고 웃어 넘길까? 그것도 아니면 그때도 나라는 인간에 환멸을 느끼고 날 피하려고 할까?

 만약 언젠가 내가 정말 성공해서( 그것이 가수가 되었건 무엇이건 간에 ) 니 앞에 나타나, 그때의 일을 용서해달라고 하면 넌 날 용서해줄까. 라는 생각을 간혹 하곤해. 난  예쁘고 멋진 사람을 연인으로 두고서 니 앞에 나타나고 싶어. 니가 날 다시 볼 수 있게끔 말야. 난 니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고 말야. 그때가 되면 너도 정말 내가 다시 널 찾고싶을 정도로 멋진 사람이 되어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죽을만큼이나 사랑했었던 사람으로서, 평범하게 예전으로 돌아가 친구처럼 이야길 나누고 같이 밥도 먹고 하는 그런 편한 사이 말이야. 간혹 예전에 내가 너한테 찌질거렸던 이야기를 우스개 술안주로 삼으면서 말이야.

 난 많은 좋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많은 신세를 지며 잘 살고 있어. 이런 은혜를 갚으려면 얼른 성공을 해야 할텐데 그런 생각에 하루가 다 지나갈 정도로 많은 신세를 지고 있어. 벌써 서울에 올라온지 5개월인데 아직 별로 한게 없어서 조금 조바심도 나지만, 시작이 늦은만큼 천천히 나를 만들어 갈거야. 넌 나에 대해 이만큼도 궁금하진 않겠지만 말야. 혼자 산다는것은 정말 힘든 일이야. 네가 존경스럽다.

 새벽이 깊었는데 잠은 오지 않아. 하지만 예전처럼 네 생각에 밤마다 괴로워하진 않아. 난 널 잊는게 참 힘들었어. 지금도 간혹 너랑 편하게 이야기 하던 때로 돌아가고싶다고 후회하곤 해. 비록 난 너에게 아무것도 아니였더라도 말야.
 

 모든걸 알아서 잘 하는 너지만 그래도 많이 걱정돼. 트러블도 여전히 끊이지 않는 것 같고. 네 주위엔 왜 그런 찌질이들이 많이 꼬이는 지 모르겠다.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람-적어도 남자-들이 다 그럴수도 있겠지. 네 세상에서는.. 부디 그렇게 가시를 두르고 살지 않길 바래. 이제와서 27살이나 먹었는데 그렇게 하라면 할수도 없을테고 들을리도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몸 건강히 잘 지내. 보고싶다.


덧글

  • 기린비 2010/08/01 23:16 # 답글

    슈발 오랜만에 이글루좀 할려니까 눈물나는 글이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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