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대, 10년이 지났어도 살아있는 투혼과 근성

한국 씨리즈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한 것이지만, SK와 KIA의 대결은 사제 대결 그외의 무엇이 더 있을까 하던 중에 그들에게서 공통분모를 발견 했다. 그것은 바로 쌍방울 레이더스.

이미 10년 전 한국 프로야구에서 사라진 쌍방울 레이더스의 남은 팬들은 SK와 KIA의 경기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난 그들에게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비록 13년전, 해태와 쌍방울의 한국씨리즈를 보진 못했지만 이제야 비로소 KIA와 SK가 만나 명승부를 해줬으니 말이다. 그 속에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레이더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쌍방울의 투지와 근성은 SK에게 김성근과 박경완을 보내주었고, 쌍방울의 노력과 끈기는 KIA에게 조범현과 최태원을 보내줬으니, 쌍방울의 숨은 프로야구에서 아직 끊기지 않고 있다는 것을 RAIDERS의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만년 꼴찌, 모기업 부도와 열악한 환경등의 어두운 기억으로만 남겨져 있는 쌍방울이지만, 김성근감독의 부임 이후의 쌍방울, 즉 96,97 시즌의 쌍방울은 프로야구사에 이변이란 이런 것이란것을 알리듯이 돌풍을 일으켰었다. 

 특히나 이번 한국씨리즈의 SK는 마치 96년의 쌍방울이 빙의된 듯한 엄청난 투지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그들보다 뛰어났다. SK는 특출나게 이름이 알려진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지만 한국씨리즈에서 KIA와의 명승부로 인해 자신의 존재를 전국의 야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 했다.
 
채병용의 눈물은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고,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는지, 그들이 얼마나 승리를 갈망했으며 분했는지 보여주는 눈물이였다. 비록 타팀팬들에게 가장 많은 욕을 먹는 팀이긴 하지만, 그만큼 SK라는 팀은 두렵고 버겁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야구는 정말로 비정한 스포츠다. 수 많은 연습을 하고 작전을 짜고 대비를 하고 투혼과 실력을 120%로 발휘해도 한 순간의 실수로 무너지고 상대에게 제압당한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이 악으로 야구를 했던 레이더스의 강렬한 투혼은 아직도 유효하다는것을 SK가 증명하고 있다.

 나는 KIA의 팬으로써 12년만에 맛보는 승리의 미주가 SK라는 마왕과도 같은 강팀의 저력이 있었기에 더욱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KIA는 SK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다. 완벽하게 실력으로 SK를 꺾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어느 때보다 승리에의 갈망이 컸을 올해처럼 내년 씨즌에도 승리자로서가 아닌 도전자로서의 마음가짐으로 SK나 두산을 맞이해야 꾸준히 강팀으로써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KIA는 정말 행운아이며 행복한 팀이다. SK보다 유일하게 확실히 앞서는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전국구 팬들에 의한 성원과 관심. 하지만 고독한 승자였던 작년과 제작년의 SK와는 달리 내년 씨즌에는 훨씬 SK의 팬들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 이런 투지와 근성을 보여준 야구에 어느 누가 함부로 침을 벹는단 말인가. 

 10년이 지나도 남아있는 쌍방울 레이더스의 팬들은 레이더스가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화려한 유산을 부디 잘 바라봐주고 마음을 달래길 바란다.레이더스와 같은 혼을 지닌 팀이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by 미스터Boo | 2009/10/24 22:54 | 잡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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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0/24 23:00
레이더스는 단순히 역경을 맞아 싸웠을뿐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싸웠습니다.
사인 훔쳐보기도, 헤드샷도, 다리 붙잡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레이더스의 후계자들은 계속 위대한 전통을 이어가길 기원합니다.
Commented by  승 at 2009/10/25 00:03
기아승리 추카추카
Commented by 짐승소츠 at 2009/10/25 00:39
그냥 닥치고 기아가 짱
시발 술먹다가 만세부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리드 at 2009/10/26 22:23
레이더스인가요...
난 우승 직후 이대진 보자마자,
역시 떠오르는 건 고 김상진 선수밖에...ㅠㅠ
Commented by 미스터Boo at 2009/10/28 07:22
나도 한국씨리즈 내내 김상진 선수 생각했는데.. 딱 10주년이잖아 올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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